변태 회의자들
언젠가 팀원 중 한 명하고 얘기를 하다가 재미난 사실(?)을 알게됐다.
기획팀하고 개발팀하고 회의를 하는데 프론트엔드 개발팀 팀장님하고 나하고 싸우길래 왜 저러지? 하고 벌벌 떨다가, 갑자기 결론이 나면서 화기애애하게 얘기도 하고 그래서 이건 뭔 상황이지? 그랬다고.
이후에 또 다른 기획팀 팀원이 들어왔는데, 나랑 그 팀장님이랑 자리에서 막 싸우길래 ‘두 분이 사이가 안 좋아요?’ 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알고보니 토론을 격하게 하는거였고, 둘 다, 틀리거나 더 좋은 의견이 나오면 바로 수긍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것이었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오해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 것.
어떤 의견이 진짜로 맞는 것인지 토론하는 것은 전투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와 상대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논리를 싸움 시키는 것으로써 말이다. 그리고 나 또는 누군가의 지식과 논리는 당연히 틀리거나 깨질 수도 있고, 회의를 나와서도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진리로 믿었던 과학 논리조차 계속해서 깨지고 있는 판에, 당장 내 작은 생각 따위가 뭐라고.
물론 나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려면 애착을 가져야할 것이고, 반면에 나의 의견을 나와 동일시하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해 내길 원한다면 최대한 치열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나중에 팀장님이 “누가 내 논리가 틀린점을 지적해주면 희열이 느껴져요” 라고 얘기했더니, 그 직원이 팀장님한테 변태라고 했다는 후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