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합법화와 다양성에 관한 토론
golbin:나도 동성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동성혼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미개하게 생각한다면 그게 더 잘못된 것 아닌가? 정말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인정해줘야하지 않나 싶은..ahastudio:다양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면 그렇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다양성이란 건 몇 가지 검증 단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1+1의 답에 대해 무제한의 다양성을 요구하진 않죠. 우리는 식인, 폭력, 학대에 대해서도 다양성을 열지 않습니다.ahastudio:진짜로 다양성이 요구되는 지점은 법적, 물리적으로 특정 권리를 제약하고 있을 때입니다. 흔히 “너는 틀렸어”라고 말하는 건 담론 레벨이고, 앞에서 언급한 것들과는 엄격히 구분돼야 하죠.golbin:긴 토론이 필요하겠습니다만, 다양성 인정, 차별에 대한 범주라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넓어지고 있고, 그 시대에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각기 나름의 다양한 삶을 살아왔으니까요.golbin:윤리적인 문제도 마찬가지인데, 이를테면 근친혼이라든가 하는 것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부분은 대부분이 암묵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죠.golbin:아무튼 가치관등에 따라 다양성에 대한 정의 역시 달라질 수 있고, 그러므로 동성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그런 사고방식이 현대에 맞지 않는 것이지 틀린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ahastudio:저는 이런 문제를 만났을 때 그것은 차별이 맞다고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가 자유주의자인가 아닌가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통공간에선 결론이 늘 하나라서(대표적인 게 바로 재판이죠), 맞냐 틀리냐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합니다.ahastudio:“시대에 맞지 않는다”라고 포장한 건 정치적으로 보면 “틀렸다”는 걸 예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죠. 현실에서, 실천적으로, 동성결혼이 법적 허용되냐 마냐에 대한 결론은 하나거든요.golbin:그런 관점이라면, 법적으로 허용이 안 된 우리나라의 경우 동성혼은 아직까지는 틀린 일이 되는데요. ㅎㅎahastudio:아뇨. 그건 제 논리를 거꾸로 읽으신 게 됩니다. 정치적으로 맞냐 틀리냐를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는 거고, 그래야 그게 법적/실천적으로 반영됩니다. 우리는 그걸 다양성이란 변명으로 미루면 안 된다는 거죠.ahastudio:제가 하는 이야기는, 담론 레벨이 아니라 현실에서는 결국 답이 하나란 겁니다. 이걸 다양성이란 이름으로 포장해봐야 한국 같이 엉터리인 상태가 유지된다는 거죠. 분명히 특정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틀린 상황이죠?golbin:즉, 이것이 나에게는 틀린 것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맞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틀린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여튼) 지구가 돈다는 것이 틀린 것이라고 생각했던 과학도 그럴진데,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은 더욱 그렇죠.ahastudio:“권리=자유”에 대한 이해가 바로 자유주의와 다른 것을 가르는 경계입니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가 아니라면, 우리의 자유는 제약될 수 없습니다. 이런 게 상대적일 수 없다는 게 바로 근대정치의 기본입니다. 보편인권사상이죠.ahastudio:보편인권 이슈를 후퇴시키는 것도 무리고,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현실을 담론 레벨로 축소하기 때문에 상대주의가 가능한 겁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죠.golbin:아무튼, 그보다 제 논지는 생각의 차이가 있는 사람들을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 입니다. 비판은 할 수 있겠지만요. 더군다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 같은 것은 맞고 틀리다는 것으로 재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ahastudio:“유태인을 죽이는 것은 정의롭다”란 가치관은 옳다 그르다 따질 수 없을까요? 현실에선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상대주의가 적용되는 분야는 이런 곳이 아니죠.ahastudio:러브라이브가 옳냐 이이돌마스터가 옳냐 이런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죠. 미학과 윤리학이 만나는 지점은 있어도 이 둘을 막 뒤섞지 않는 이유입니다.golbin:흠. 핀트가 자꾸 나가는 것 같지만 ㅎㅎ 제가 생각하는바도 권리 보장을 위한 차별금지라는 부분에서는 아샬님하고 비슷한데요. 제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요? 라는 부분입니다.ahastudio:골빈해커님의 포지션을 의심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계속해서 말하는 건 보편인권=권리=자유 이슈에 다양성은 없다는 겁니다. 모든 내용이 그것의 반복입니다.golbin:음, 그러한 권리는 필요 없다는 가치관이나 의견도 있을 수는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보편인권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의견은 있을 수 없다라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그러한 가치관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ahastudio:“그런 권리”란 게 따로 있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공화국은 보편인권을 전제로 구성됩니다. 이걸 파괴할 경우 적용되는 게 바로 형법이죠. 현실 문제를 단순 가치관 문제로 후퇴시키면 안 됩니다.ahastudio:논의는 단순합니다. “유태인학살”이 옳냐 그르냐를 따질 수 없는 다양성에 속하느냐죠. 아이마스냐 럽라냐와 다른 층위라고 구분하느냐 하는 거죠.golbin:음. 그렇다면, 좀 극단적이긴 한데, 보편인권을 전제로 한 공화국인 한국에 태어난 이상 그런 가치관이나 의견을 가지면 안된다는 걸까요? 그럼 다른 나라로 가면 그런 의견을 가져도 되는걸까요? 라는 또 다른 삼천포가 생각나네요. ㅎㅎahastudio:이것 또한 제 논리를 거꾸로 따라간 겁니다. 우리가 공통영역에서 만든 걸 공화국으로 구현하는 거지, 공화국이 선행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까 이야기한 케이스죠.golbin:그렇다면 공화국이 아닌 다른 나라는, 이를테면 인도나 아랍쪽 같은 경우는 차별을 기반으로 한 사회가 공통 영역이었고, 그걸 기반으로 나라가 구현(?) 된 것이지 않나요?ahastudio:네, 이건 정말로 삼첨포로 빠졌는데 1) 일단 우리나라는 그렇다란 걸 분리하겠습니다. 2) 인도의 경우엔 공화국입니다.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봐도 되죠. 3) 아랍 왕국의 경우엔 국제사회에서 이슈가 됩니다. 바로 UN에서요.ahastudio:UN은 법적 강제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국제연합은 일정한 테두리를 만들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세계인권선언이 포함되지요. UN에 가입했지만 그런 건 무시하겠다고 하는 건 늘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golbin:그렇다면 의문은, 모든 나라는 인권에 관해선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가치관을 가져야한다인건가요?ahastudio:제가 무엇이 먼저냐를 따지는 걸 보면, 이게 나라에 얽힐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편인권은 매우 작고 단단합니다. 이것은 허용범위를 갖는 게 아니라, 불가능을 갖습니다. 서로 충돌하지 않는 범위가 바로 권리=자유의 범위입니다.ahastudio: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죠. 그 지점을 저는 다양성이 지지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건 가치관이 아닙니다. 현실이죠.golbin:음. 정리하자면 아샬님 말씀은 동성혼 법제화는 보편인권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성이 있을 수 없고, 그러므로 그것을 반대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으므로 틀렸다고 말 할 수 있다는 것이겠고요.golbin:제 이야기는 사람의 가치관이라는 것은 모두가 같은 경험과 지식으로 공통되게 형성될 수 없으므로 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말인데요.golbin:제 글에서 정정되어야 할 부분은, 다양성을 인정하라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 현재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은 하되, 그러한 생각은 보편인권을 생각했을 때는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계몽해야 한다. 정도가 되어야겠네요.golbin:으아.. 손석희씨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ahastudio:두 개의 단계로 나눠서 생각하는 건 제가 놓친 것 같네요. 골빈해커님의 정리가 깔끔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