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August 22, 2012 | 3 Minute Read

사실은 내 자랑. -_-);;

올 해 2월에 알테어 엔지니어링이라는 곳으로 이직을 했다.

이 곳은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판매와 컨설팅을 하는 곳으로, 특히 충돌해석 분야를 많이 한다. 자동차를 만들기 전에 각 부품이라든가 자동차에 충격을 줬을 때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더 경량화 시키면서 충격을 줄일 수 있는지.. 뭐 이런 것들을 해석하는 곳이다.

이 외에도 HPC(고성능 컴퓨터) 스케쥴러라든가 하는 여러가지 솔루션이 있고, 그 중에서도 내가 맡는 것은 기존에 하던 것과는 전혀 상관 없는, 완전히 다른 분야인 HiQube 라는 BI 솔루션이다.

회사에 내가 맡고 있는 솔루션인 HiQube 는 OLAP 기반의 일종의 BI 툴인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데이터를 큐브라는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로 적재해서 분석하고, 데이터를 조작해서 시뮬레이션하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솔루션이다. 특히 내부 언어를 통한 자동화와 외부 프로그램 연동 기반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 (디자인은 좀 구리지만- _-; 목적이 달라서 그런지 오래 쓰다보니 조금은 상쇄되는 것 같다) 근데 이 툴을 담당하는 사람이 한국에는 나 밖에 없어서 처음엔 좀 많이 힘들었다. 게다가 거의 신규사업에 가깝다보니(한국에선 완전 신규사업) 문서화도 잘 안되어 있는데다 그나마 영어에, 이건 뭐 어따 써야 되는지는 커녕 개념도 잘 모르겠고.. --

이 솔루션에 다른 동종 솔루션 대비 특별한 기능이 있는데 Block Operation 과 Optimization 이라는 것이 있다. BO 는 조금 쉬운데 데이터 셋의 각 데이터 하나 하나마다 수식을 적용해서 또 다른 데이터셋을 만드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쓰인다. Optimization 은.. 그러니까 한국말로 하면 최적화인데, 간단하게 말해 시뮬레이션은 조건을 주고 결과를 보는데 비해 최적화는 결과를 정해놓고 조건을 알아내는데 쓰이는 기법이다. (꼭 이런 것 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 이렇게 쉽게 설명해줬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다들 석사/박사다보니 어려운 말로만 설명을…-_-)

그런데, 개발쪽에서도 최적화라는 말도 쓰이고 GA 등의 알고리듬은 꽤 듣고 쓰이긴 하는데, 이쪽 엔지니어링 기반 최적화랑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기본적으로 내가 가방끈이 짧다보니 이론에 취약해서 그런거지만, 개발이나 시스템쪽에서 최적화라고 하면 시간이나 리소스를 ‘줄이는’ 것이 대부분의 의미라면, 엔지니어링쪽은 늘리는 것도 포함하는 조금 더 광의의 개념이라 첨엔 좀 많이 혼동스러웠다. 완전 정말 백지상태라서 아.. 정말 내가 이거 계속 할 수 있나? 싶을 정도..

어쨌건 그래도 닥치고 삽질 정신 덕분에(-_- ) 그럭저럭 적응해서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 사실 아직 이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지만, 그래도 필요한 곳에 적용하는 것은 그럭저럭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최적화 기능에 관련한 문서라고는 10줄도 채 안되는 내용만 있고, 샘플도 없고, 본사 사람들도 아무도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게 알고보니 이 솔루션을 담당하는 사람들 중 이 기능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ㅡ,.ㅡ;;;; (너무 답답해서 솔루션 안의 텍스트 추출해서 직접 문서화를 해버렸을 정도..-_-)

뭐야 이거..ㅜㅜㅜㅜ;;; 제일 중요하게 밀고 있는 기능이라매!! ㅜㅜㅜㅜ;;; (근데 이 기능이 숫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곳이든 적용할 수 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정말 재미있고 훌륭한 기능이긴 하다. 하지만 공학 엔지니어링이 아닌 곳에서는 거의 신개념인 듯.)

아무튼 그렇게 되어..-_- 어쩌다보니 이 기능에 관해서는 내가 담당하는 솔루션쪽 팀에서는 내부에서조차 아마도 내가 꽤 앞서가는 존재가 된 것같다. 그래서 요즘 인도의 APAC 헤드쿼터에서 꽤 큰 프로젝트에 대한 최적화에 문제를 풀기위해 사장님께 양해까지 구하고 내 리소스를 쓰겠다고 하는 아주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더불어 원래 계속 해오던 크롤링과 텍스트 추출 기술로 몇가지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이쪽 계통 사람들이 전혀 생각도 못하는 프로젝트인지라 꽤 주목을 받고 있는데, 완성하고 나면 꽤 괜찮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알고보면 인터넷쪽 계통의 사람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님. -_-

어쨌건 올 2월에 이 회사에 입사해서 6개월 정도를 이렇게 지내왔고, 정신없이 지내왔다. 그리고, 6개월만에 혼자서 이정도면 나름 나쁘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다만, 아직 세일즈 파트가 없다보니 매출을 올리지 못해서 뭔가 좀 찝찔한 것과, 영어를 워낙 못하다보니 아직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는게..ㅜㅜㅜㅜ 좀 아쉽고 답답한 일이다.

특히 영어같은 경우 일상 대화 수준이 아니라 전문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깜깜하다.. 하루에 4-5시간씩 계속 외국인하고 이야기하면서 빡쎄게 트레이닝을 하면 그래도 3-4 개월이면 말 문은 트일 것 같은데, 쉽지 않은 일이라..

세일즈는 내 성향과는 안드로메다에 있는 일이라 혼자서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고객 요구 사항들이라도 들어놓기 위해 사람들을 가끔 만나서 머릿속에 정리는 해 두고 있으니 사람만 충원되면 빠르게 결과는 낼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암튼, 지금 하나의 고갯길을 넘었더니 또 다른 고갯길이..눈 앞에 펼쳐진 상태라고나 할까..-_- 지금까지는 무턱대고 달려왔지만, 이젠 다른 힘을 받아 점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좀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뭐가 부족한지는 알고 있으니, 계획과 실천을 조금 더 잘 해서 6개월 뒤에도 또 한 번 자랑질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근데… 일단 좀 놀자..-_-);;;

+ 아. 그리고 회사에 레드마인을 커스터마이징해서 프로젝트 관리와 고객 지원 관리 및 리포트를 자동화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뒀다.